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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X

AI로 본 '지브리 감성’의 정체

by 레이어코드 2025. 3. 31.

지금 한국은 ‘지브리 감성’ 열풍 중

요즘 SNS나 커뮤니티, 블로그를 조금만 둘러보면 ‘지브리풍 이미지’가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카페 외관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꿔 그린 사진, 일상 속 풍경을 지브리 느낌으로 변환한 이미지, 혹은 AI로 만든 ‘나만의 지브리 마을’까지.

특히 Midjourney, DALL·E, Leonardo AI 같은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해 일상 사진을 지브리 배경처럼 바꾸는 작업이 인기를 끌고 있죠.

마치 현실이 애니메이션 속 장면처럼 변하면서, 사람들은 잠시 그 감성에 머물게 됩니다.

 

이 열풍의 중심에는 단순한 '복고 스타일'이 아니라, ‘감성’에 대한 갈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복잡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조용하고 따뜻한 세계를 꿈꾸고 있고, 지브리는 그 갈망을 시각적으로 충족시키는 하나의 언어가 된 셈이죠.

 

감성을 그리는 시대, AI는 어디까지 왔을까?

 

사람들이 '지브리 감성'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요?
초록빛 가득한 숲길, 하늘을 나는 장면, 조용히 바람에 흔들리는 빨래, 그리고 말없이 깊은 눈빛을 가진 캐릭터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감성’ 그 자체로 기억됩니다.

그런데, 이제 이 감성을 AI로 그릴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ChatGPT와 Midjourney 같은 생성형 AI가 지브리풍의 그림을 그려내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지금,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AI가 본 '지브리 감성'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브리와 얼마나 닮아 있을까요?

 

지브리 감성의 구성 요소, AI는 어떻게 해석할까?

지브리 감성은 단순히 ‘예쁜 그림’이나 ‘애니메이션 스타일’ 이상의 것을 담고 있습니다. AI가 이를 따라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이미지 모방이 아니라 감정의 분위기, 자연의 디테일, 인간의 시선까지 해석해야 하죠.

Midjourney에 “Studio Ghibli style background” 혹은 “Ghibli aesthetic forest with soft light” 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조합해 이미지를 생성합니다:

  • 풍부한 자연 묘사: 녹음이 짙은 숲, 반짝이는 하늘, 섬세한 구름의 결
  • 따뜻한 색감: 밝은 햇살, 부드러운 음영, 촉촉한 질감의 색 표현
  • 인간과 자연의 조화: 집 안 창문 너머로 보이는 숲, 자연에 둘러싸인 평화로운 마을
  • 정적인 순간 포착: 바람에 흔들리는 풀, 책을 읽는 소녀, 무언가를 응시하는 동물

이러한 요소들은 지브리의 정수를 이루는 '일상 속의 판타지’를 AI가 시각적으로 해석해내려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지브리 감성을 ‘AI 스타일’로 바꿔보니

Midjourney를 통해 다양한 프롬프트를 실험해보았습니다.

 

📌 프롬프트 예시:

“a small rural town in Japan, Studio Ghibli style, warm sunlight, gentle wind, cinematic frame, high detail, emotional tone”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풍경 하나에도 따뜻한 감성이 스며 있었고, 구도나 채도 역시 지브리 특유의 ‘잔잔함’을 닮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뭔가 다릅니다. AI는 형태를 따라하지만, ‘의도된 감정’은 표현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죠.

지브리는 ‘보여주기 위한 감성’이 아니라, 이야기를 담기 위한 감성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장면 하나하나가 캐릭터의 감정과 서사에 맞춰 정교하게 연출되어 있죠. 반면 AI 이미지들은 그저 감성적인 배경에 머무를 뿐, 그 장면에 담긴 ‘의미’는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ChatGPT가 말하는 지브리 감성은?

그렇다면 텍스트 기반 AI인 ChatGPT는 지브리 감성을 어떻게 해석할까요?
“지브리 감성이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ChatGPT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브리 감성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 일상의 소중함, 잔잔한 서정성, 그리고 말없는 교감을 통해 전달되는 따뜻한 세계관을 말합니다.”

 

흥미로운 건, AI는 이미 수많은 지브리 분석 글과 사용자 반응을 학습해 개념적으로는 굉장히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감성을 ‘느끼게’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는 마치 향기를 글로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죠.

 

인간의 감성과 AI의 창작,  그 사이 어디쯤

 

AI가 만들어낸 지브리풍 이미지는 우리에게 영감을 줍니다.
하지만 아직은 ‘진짜 지브리’가 주는 감정의 깊이에는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AI는 지브리를 따라 할 수 없는 걸까요?

아니요, 오히려 AI는 새로운 형태의 지브리 감성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AI는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조합과 구도, 색감의 배치를 통해 전혀 새로운 감성적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것입니다:

 

AI는 도구일 뿐이고, 감성을 부여하는 건 결국 ‘우리’라는 점.
우리가 어떤 감정을 담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AI의 결과물도 감성의 깊이를 얻게 됩니다.

 

AI로 그리는 또 다른 지브리

 

지브리 감성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과 자연, 감정과 침묵, 일상과 상상력의 교차점에 존재합니다.
AI는 그 감성의 외형을 따라 그릴 수 있지만, 그 안에 감정을 담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하지만 그 조합은 꽤 매력적입니다.
AI가 그린 지브리 스타일 배경에, 사람이 쓴 이야기와 감정을 얹는 작업.
그것이 어쩌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지브리'일지도 모릅니다.

 

지브리풍이미지